구조조정에 돌입한 조선·해운사 주식과 회사채에 투기 세력들이 몰리고 있다. 투기 세력으로 인해 주가는 더욱 더 하락하고 회사채 가격은 단기 급등락하는 등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중공업 주식 매매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매매비중이 24%(지난 13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 주식의 평균 공매도 매매비중은 2014년(8.8%)에서 지난해 17%로 두 배 가량 뛴 이후에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기법이다.
공매도 세력이 몰려들면서 삼성중공업 주가는 2년 전 3만원 안팎에서 지난 13일 현재(9220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매도 세력은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 보다 낮아지면 차익을 얻게 되기 때문에 가격 하락에 베팅하기 마련이다. 공매도 세력의 대부분은 외국계와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나 투기 세력들이다. 실적 부진으로 약세를 보이는 삼성중공업 주식이 공매도 때문에 더욱 힘을 쓰지 못하자 개인투자자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회사채에도 투기성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만기가 다음달 27일인 ‘한진해운 71-2’ 회사채(액면 1만원) 가격은 자율협약이 신청된 지난달 25일 이후 급락했다가 다시 상승해 지난 13일 현재 5140원을 기록했다. 최근 9일부터는 사흘 만에 13.8%나 오르기도 했다. 한진해운의 일부 회사채는 자율협약 신청 직전의 가격을 웃돌고 있다. 7월7일이 만기인 ‘현대상선 177-2’ 회사채도 지난달 25일 4450원에서 이달 11일 585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사실상 투기등급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회사채 가격이 오르는 것은 가격이 반등하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저가에 매입해 이익을 챙기려는 투기 세력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사가 자율협약에 실패해 법정관리 단계에 들어가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 이익은 커녕 원금회복도 어려울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매수세에는 일반 개인보다 전문적인 투자자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투자자에게 위험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경보발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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